길이 이야기(Giri'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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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덜면 행복이 된다

길이 2008. 8. 6. 04:39
큰 대박의 행운엔 비법이나 공식이 없다. 마른하늘에 벼락 맞듯, 눈감 짝할 새 없이 번쩍하고 터진다. 세상에 우연이란 없지만, 범부들로선 행운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그 인과조차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행운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행운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자기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보통 큰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의 뒤끝은 별로 좋지 않다. 행운에 들떠 다음 투자도, 다음 복권도, 다음 사업도 지금보다 더 큰 성공을 부르겠지 하는 조급함이 앞서기 일쑤다. 바램과 달리 큰 코를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마치 무서운 사채 빚을 자기 복인 양 착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극상(極上)이면 자멸(自滅)’이라는 말이 있다. 꽃이 지는 까닭이 무엇일까. 간밤의 굵은 장대비도 심술궂은 바람도 그 무수한 꽃잎을 떨어뜨린 본질적 이유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이미 꽃이 활짝 피었기 때문이다. 정점을 지나 떨어질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과 열매는 동시에 얻을 수 없음이 자연의 이치가 아니겠는가.

인생사도 그러하다. 권세의 정점, 재력의 정점 다음엔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 그래서 이런 생리를 잘 아는 이는 갑작스럽게 닥친 엄청난 행운에 오히려 ‘이 행운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하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갑작스럽게 다가온 행운을 재앙으로 돌변하지 않게 하고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고민은 진시왕이 대륙을 통일하고 천자로 등극한 후에 ‘영원히 살 수 없을까’하는 고민과 비슷하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불로장생의 욕망과는 달리 행운은 행복과 복으로 만들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큰 위안이 된다. 흔히 토끼풀이라 불리는 클로버에 그 지혜가 숨어있다.

클로버의 꽃말은 보통 ‘행운’으로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이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허리를 숙이는 순간 총알이 스쳐지나갔다는 일화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보통 클로버는 이파리 수가 세 개다. 가끔 돌연변이로 네 잎이 있다. 나폴레옹은 바로 이 네 잎이 클로버가 신기해서 눈길을 준 것이다.

하지만 클로버의 본래 꽃말은 ‘행운’이 아니라 ‘행복’이다. 정상정인 세 잎의 클로버는 ‘행복’이고, 비정상적인 네 잎의 클로버가 ‘행운’이란 사실. 여기서 행복과 행운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이야말로 흔하고 평범한 일상이며, 행운은 정도를 벗어난 상태란 뜻.

행운은 바로 비정상임을 말한다. 행운을 거머쥔 사람은 적금을 탄 게 아니라 대개가 고리의 대출 또는 사채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행운을 행복으로 바꾸는 연금술 비법은 간단하다. 행운의 네 잎을 하나 버리면 된다. 하나 덜어내는 순간 행복의 세 잎 클로버가 된다.

행운은 움켜쥐고 욕심을 더 내는 순간 불행이 되고, 기꺼이 나누는 순간 행복이 된다. 행운은 남의 몫까지 받은 것이기에 주위에 아낌없이 베풀어야 후환을 면할 수 있다. 먼저주고, 빈곳에 주고, 항상 주는 삶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단지 ‘주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준 것조차 잊어야’한다. 행운이 비정상적이고 행운 다음엔 내리막이 있다는 순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겸손한 마음가짐을 품는 그 순간, 행운은 바로 자기 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더 큰 행운을 부른다.

그릇은 전생(前生)에서부터 연유한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현실의 사람들은 저마다 차이가 있고 세상은 불평등하다. 현재 마음의 그릇을 넓힘으로서 현재와 미래에 ‘타고난 복’을 쌓을 수 있다.

행운은 불시에 찾아오지만 행복과 복 밭으로 일구는 일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오늘 뒷동산에라도 올라, 네 잎의 행운과 세 잎의 행복의 지혜를 들려줄 클로버를 찾아보는 여유는 어떨까.

[출처] 한경닷컴 / 차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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