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이야기(Giri'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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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는 여러 개다

길이 2008. 8. 6. 04:31
어떤부모가 자녀의 조기 경제교육에 나섰다. 아이에게 이것저것 일을 시키며 그 대가로 용돈을 지불했다. 한마디로 일하지 않으면 돈도 없다는 것.

그런데열심히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던 아이가 골똘히 생각했다. 왜 부모는 구두 닦고 설거지 한 것만 대가를 주는가. 그러면서 뭔가 열심히 적었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에게 내일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동생돌봐준 값 1000원 × 200일= 200000원
책정리한 값 500원 × 10번= 5000원
심부름한값 500원 × 20번= 10000원



등등합계 1,005,000원

만약댁의 자녀가 이렇게 청구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부모는 아이에게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옷,기저귀 빨래한 값 1000원 × 10년
분유값 10000원 × 5년
동화책값 200000원
유치원학원비 200000원 × 2년



등등

그러므로너는 부모에게 평생 갚아야 한다.

오복(五福)이란말이 있다. 오래 사는 것[壽], 물질적으로 넉넉한 것[富],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것[康寧], 덕 쌓기 좋아하는 것[攸好德], 제 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것[考終命].

오래전말이라 새겨들어야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지 복이 5개에 국한하지 않는다. 이가 튼튼한 것도 복이고, 배우자를 잘 만난 것도 복이고, 외모가 준수한 것도 복이다. 이렇게 따지자면 보면 세상에 복 없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 박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구는 좋은 학교 나와 번듯한 직장에 부모가 물려준 재산에 떵떵거리고 사는 데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수렁에 빠진 듯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 한탄.

여기에원인이 있다. 복은 자신이 지은 과보인데 자신에게 원인을 찾지 않고 드러난 결과만 비교하며 ‘하늘도 무심하지’, ‘불공평한 세상’하고 원망을 하는 것.

남과비교하는 사람 치고 복 있는 사람 드물다. 굳이 신세를 비교하여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제대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가보라.

불의의사고로 피 흘리고 질병으로 링거 호스를 꽂고 있는 환자 옆에 울고불고하는 가족을 보고 있노라면 생지옥이 따로 없다. 부부가 서로 소홀해지면 장례식장에 한 번씩 가보는 것도 괜찮다. 대판 싸우고 토라져 외출했다가도 상갓집에서 돌아올 땐 제 짝이 소중해진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이런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주변을둘러보면 속 썩이는 자식, 재산싸움으로 반목하는 일가친척으로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가뭄,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를 당해본 사람은 자연의 혜택을 절감한다. 이처럼 세상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복의 변수들이 많다.

만약하늘에 열심히 기도한 자가 ‘왜 나에겐 남들과 같은 부를 내려주지 않습니까’하고 불평한다면, 하늘은 부모가 아이에게 회신한 청구서 같은 것을 내밀지 모른다. 그래도 아우성 치면 왜 당신의 오늘이 남들과 차이 나는지 아마 전생, 전전생을 거스르는 긴 손익 계산서까지 출력하여 청구할지 모른다.

우리는이미 엄청난 복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이세상에 태어난 것이 바로 그 복이다. 사람들은 이를 망각할 때가 많다. 우리가 얼마나 자잘한 것에 불평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무슨일이 생기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정당한 것이다.

아이에게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 한번쯤은 자기가 가진 것 중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자신이 어떤 복을 타고 났는지 헤아려보라. 그럼으로써 자신의 그릇크기를 안다면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

복은남과 비교는 것이 아니다. 복은 자기 마음에서 온다. 복을 누리면 행복이 된다.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자가 행복을 불릴 수 있다. 남보다 없는 것을 바라보며 울상 짓기보다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돌아보며 지금 누릴 줄 아는 자, 남들과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가 축복임을 인정하는 자야말로 진짜 행복한 부자가 아닐까. 성공해서 행복하려하지 말고 행복해서 성공한 삶이 되시길.

[출처]한경닷컴 / 차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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